지금까지 읽었던 것 중 가장 감명깊었던 만화책입니다. 마지막장을 넘기면서 하얗게 바랜 모습으로 링구석에 앉아있는 죠를 보면서 가슴속에서 알 수 없는 어떤 느낌이 올라왔던 생각이 나네요.
첫 장을 넘기면서는 어떻게 이렇게 정성없이 마구잡이식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생각했었죠.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만화에 대해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것이 빠져들어 마지막 권을 읽고 난 후에는 허탈하기까지 하더군요. 권투만화였지만 인생을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저만 그러진 않겠죠?...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2개 있는데 하나는 노리코와 죠가 다리위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이고 하나는 마지막에 행복하게 앉아서 죽어있는 장면입니다.
첫 번째 장면에서 링 위에서 모든 걸 불살라 새빨갛게 타오른 다음에 새하얀 재만 남기고 싶다고 말하는 데 마지막 장면에서 그렇게 자신의 모든 걸 쏟아 붇고 죽습니다.
아래는 다리위에서 노리코와의 대화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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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치바 테쯔야[ちばてつや]
노리:
죠는 외롭지 않나요?
같은 나이의 젊은이들이 나가서 춤추고
산이고 바다고 가서 청춘을 즐기고 있는데
죠는 날마다 땀과 피로 얼룩진
냄새 가득하고
어두운 체육관에 틀어박혀서
줄넘기에, 유연체조에,
새도우복싱을 하고
샌드백을 두들기고
어쩌다 밝은 곳에 나간다고 해도
그곳은 눈부실정도로
조명가득한 링이라는 우리 속...
그곳에서 마치 투견처럼 피투성이가 되서
싸우기만 하는 생활...
더구나 몸은 계속 크려고 하는데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마시고 싶은 것도 못 먹고
그것이..그것이 죠의 청춘?
죠:
잘 모르겠지만
이거 한가지만은 확실해.
난말야, 단지 복싱이 마음에 들어서 해왔을 뿐이야.
이건 사실이야. 정말이라구..
노리
노리:
그래요..그건..저도 알고 있어요...하지만..그래도..
죠:
노리가 말하는 청춘을 보내는 것하곤
좀 거리가 멀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난 내나름대로 지금껏
불타는듯한 충실감을
몇번이나 맛봐왔어...
피로 얼룩진 링 위에서말야
활활 타지 않고 껍데기만 타다
꺼져버리는 것과는 달라
비록 한순간일지언정 눈부실정도로
새빨갛게 타오르는거야
그러다가 결국엔 새하얀 잿가루뿐만 남게되겠지..
노리:
...
죠:
껍데기따위 남기고 싶지 않아..
남는 건 오직 새하얀 잿가루뿐이야
리키이시나 그 카를로스 역시
틀림없이 그랬을테니까.
노리:
난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
죠:
노리?
그래, 껍데기따위 남기지 않아..
남는건 새하얀 잿가루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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